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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과거를 걷다, 지금 가장 맛있는 전통음식, 가볼만한 곳

by jhr1332 2025. 9. 9.

통영 미륵산 정상 사진

통영이라는 이름은 그저 부르는 명칭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시대와 사람, 그리고 도시의 운명이 담겨 있죠. 통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예술과 여행의 도시로 불리지만, 그 이름 속엔 군사, 전략, 국가라는 단어들이 조용히 잠들어 있습니다. 오늘  통영의 거리를 걸으며 과거의 이름들을 하나씩 마주해봅니다. 그리고 지금 이 계절, 통영에서 진짜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은 무엇일까요? 통영 현지인의 식탁에서 찾은 전통 향토음식의 진짜 매력을 소개하고, 바다와 섬, 골목과 언덕, 그리고 그 안에 녹아든 사람들의 삶까지. 지금, 감성을 꾹 눌러 담은 통영으로 늦가을 산책을 떠나보세요.

통영, 과거를 걷다 (통영, 옛이름, 탐방기)

통영이라는 이름을 처음 듣는 이들에게는 그 어감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이름의 기원은 매우 분명하고 구체적입니다. 바로 “삼도수군통제영(三道水軍統制營)”, 조선시대 수군의 총사령부였던 이곳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1593년, 이순신 장군의 후임으로 통제사에 임명된 이억기 장군이 통제영을 이 지역으로 옮기면서, 통영은 조선 수군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이곳은 ‘수군 통제사령부가 있는 곳’이라는 뜻에서 ‘통제영’으로 불렸고, 이후 줄여서 ‘통영’이 되었습니다. 지금의 중앙시장과 세병관 일대가 과거 통제영의 중심지였으며, 오늘날에도 그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세병관, 충무공 이순신 동상, 충렬사, 통영항 일대는 당시 군사도시였던 통영의 모습을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름 하나에 담긴 무게. 통영이라는 두 글자에는 조선의 국방과 전략이 살아 숨쉬고 있었습니다. 지금의 통영은 1995년부터 사용된 통합 도시 이름입니다. 하지만 그전까지는 ‘충무시(忠武市)’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이 이름은 익숙하지 않지만, 사실 매우 상징적인 이름이죠. 충무는 다름 아닌 이순신 장군의 시호(충무공)에서 따온 것입니다. 1949년, 이 지역은 충무시라는 이름의 시로 승격되며 본격적인 도시 발전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 시기에 통영은 군사도시의 이미지를 벗고, 예술과 문화의 도시로 탈바꿈하기 시작합니다. 이중섭, 전혁림, 유치환 등 당대의 예술가들이 통영을 무대로 활동하면서 ‘남쪽의 몽마르뜨’라 불리게 된 시기도 이때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아직도 지역 어르신 중 일부는 통영을 ‘충무’라고 부르신다는 점입니다. 그들에게 충무는 그냥 행정지명이 아니라, 젊은 시절의 기억이고 삶의 배경이기 때문이죠. 오늘날에도 충무김밥, 충무공동 등 ‘충무’라는 이름은 통영 곳곳에 남아,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통영이라는 이름은 단지 지역을 가리키는 명칭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과 함께 변화해온 기억의 저장소입니다. 조선시대엔 통제영이라는 군사적 기능을,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에는 충무라는 위인적 상징성을, 그리고 오늘날에는 통영이라는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이름을 통해 문화예술과 해양관광의 도시로서 다시 태어났습니다. 지금 우리가 부르는 ‘통영’은 과거의 통제영도, 충무도 모두 품은 이름입니다. 도시의 이름은 바뀔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기억과 정신은 시간 속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거리 곳곳에 남겨진 옛 돌계단, 충렬사로 이어지는 길, 통영항을 따라 걷다 보면, 그 이름들이 어느새 우리 곁에 조용히 다가옵니다. 이름을 안다는 건, 그곳을 진짜로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 아닐까요?

지금 가장 맛있는 전통음식 (통영, 제철음식, 전통요리)

‘멍게비빔밥’ - 가을이 시작되는 지금, 통영 바다에서는 멍게가 가장 향기롭습니다. 멍게비빔밥은 이름 그대로 싱싱한 멍게 살을 잘게 썰어 밥 위에 얹고, 각종 채소와 초고추장을 넣어 비벼 먹는 통영만의 별미입니다. 겉보기엔 단순한 비빔밥처럼 보여도, 멍게 특유의 향과 바다 내음이 입안에 퍼지는 순간 그 깊이가 다르게 다가옵니다. 특히 통영 앞바다에서 잡은 멍게는 알이 굵고, 쓴맛 없이 달큰한 풍미가 강해서, 타 지역과는 전혀 다른 식감을 선사합니다. 멍게비빔밥은 전통적인 가정식 형태로, 통영 토박이들 사이에서도 ‘입맛 없을 때 생각나는 밥상’으로 불릴 만큼 익숙한 음식입니다. 식당에 따라 참기름 대신 들기름을 쓰거나, 김가루를 더하는 등 조리법에도 지역적 개성이 묻어나는 점도 매력입니다. 무엇보다 지금이 제철입니다. 가을 통영에 가신다면, 시장 골목 작은 식당에서 멍게비빔밥을 꼭 드셔보세요. 푸짐하면서도 정갈한 한 그릇이 여행의 피로를 단숨에 풀어줄 겁니다. ‘충무김밥’ - 통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국민 향토음식, 바로 충무김밥입니다. 다른 지역의 김밥과 달리 속재료 없이 밥만 김에 싸고, 반찬으로 오징어무침과 섞박지를 따로 내는 독특한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김밥의 유래는 과거 통영 항구에서 일하던 어부들이 쉽게 들고 다니면서도 밥이 상하지 않도록 만든 데서 시작됐다고 전해집니다. 오히려 이 단순함이 입맛을 더 돋우고, 곁들여 나오는 매콤달콤한 오징어무침과의 조화는 중독성 강한 맛을 자랑하죠. 충무김밥은 지금도 통영 중앙시장과 강구안 일대에서 손쉽게 만나볼 수 있으며, 지역 특유의 손맛이 담긴 집집마다 조금씩 다른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많은 현지인은 김밥을 찜기에 살짝 데워서 먹는 것을 추천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하면 밥이 더 찰지고 따뜻하게 즐길 수 있거든요. 관광객들에게는 소울푸드처럼 느껴지고, 통영 사람들에겐 어릴 적 도시락 같은 존재. 그 맛은 단순한 간식이 아닌 통영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물회’ 그리고 ‘굴국밥’ - 통영의 물회는 조금 특별합니다. 찹쌀풀로 만든 새콤한 육수에 신선한 회, 미역, 배, 채소 등을 듬뿍 넣고 얼음까지 동동 띄운 후 시원하게 먹는 통영식 물회는 여름이 끝나는 지금에도 사랑받는 대표 음식입니다. 가을로 접어들며 날이 선선해지면, 현지인들은 ‘굴국밥’으로 계절을 맞이합니다. 굴은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제철을 맞이하며, 통영 바다에서 갓 채취한 굴로 끓인 국밥은 비린내 없이 깔끔한 국물과 부드러운 굴의 식감이 매력입니다. 통영의 굴국밥은 마늘, 파, 두부, 그리고 들깨가루를 곁들여 풍미를 더하고, 깍두기와 함께 먹으면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습니다. 관광객들보다 오히려 지역 주민들이 더 자주 찾는 음식이기도 하죠. 이처럼 통영의 바다는 단순히 풍경이 아닌, 먹거리로도 계절을 알려주는 자연의 식탁입니다. 그 맛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여행 중 한 번쯤은 물회 한 그릇 혹은 굴국밥 한 그릇에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늦가을 감성 담은 가볼만한 곳 (통영, 감성여행, 계절명소)

1. 동피랑 벽화마을 – 늦가을의 통영을 가장 통영답게 즐길 수 있는 곳, 바로 동피랑 벽화마을입니다. 이곳은 원래 철거 위기에 놓였던 산동네였지만, 지역 예술가들이 벽화를 그리기 시작하며 전국적인 명소로 다시 태어났죠. 가을의 햇살 아래 알록달록한 벽화들이 부드러운 빛을 머금고, 벽 너머로는 통영항이 펼쳐집니다. 특히 해 질 무렵, 언덕 꼭대기 전망대에 서면 바다 위로 내려앉는 노을과 함께 사진 속에 갇힌 듯한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좁은 골목마다 특색 있는 카페와 수공예 가게가 숨어 있고, 계절 과일을 넣은 수제 음료나, 직접 구운 간식들도 이 마을을 더 정겹게 만들어 줍니다. 벽화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며 걷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나절을 보내게 되죠. 늦가을,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은 선선한 지금. 동피랑은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진짜 여행 같은 시간을 줍니다. 2. 통영 운하와 강구안 일대 – 동피랑에서 내려와 조금만 걸으면, 통영 운하와 강구안이 이어집니다. 이곳은 통영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오래된 항구도시의 정서가 녹아 있는 장소입니다. 오전엔 조용한 파도 소리와 함께 어선들이 드나들고, 점심 무렵이면 활어시장과 항구 식당들이 북적이며 활기를 띠죠.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항구길을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감성이 차오릅니다. 그리고 늦가을의 매력은 밤에도 계속됩니다. 해가 지고 나면 운하 주변 조명이 하나둘 켜지며, 수면 위로 번지는 불빛들이 밤 산책의 감성을 더합니다. 커플 여행자나 혼자 여행을 온 이들도 조용히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곤 합니다. 특히 요즘엔 통영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온 후 이곳까지 산책 코스로 잇는 여행자들이 많아졌습니다. 자연과 도시가 맞닿은 풍경 속에서, 자신만의 감정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길은 잊을 수 없는 순간을 선물하죠. 3. 미륵산 케이블카 – 통영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명소, 미륵산. 그리고 그 미륵산의 절경을 손쉽게 만날 수 있는 통영 케이블카는 늦가을 통영 여행의 하이라이트입니다. 11월의 산은 아직 단풍의 붉은 기운을 머금고 있고, 아래로는 푸른 바다가 한눈에 펼쳐집니다. 케이블카가 천천히 오르며 보여주는 풍경은 섬과 바다, 항구와 마을이 한 프레임에 담기는 순간을 만들어줍니다. 정상에 도착하면,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 전망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늦가을 통영의 전경은, 말 그대로 압도적입니다. 가까이는 통영항과 동피랑, 멀리에는 한려해상의 섬들이 가을 하늘 아래 잔잔히 떠 있죠. 바람은 조금 차지만, 그 바람마저도 기분 좋은 계절. 사진을 찍고, 눈으로 담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시간이 되는 곳입니다. 단풍과 바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은 흔치 않습니다. 통영의 미륵산은 그 둘을 모두 품은, 가을 여행의 결정판이죠. 통영은 사계절 아름답지만, 늦가을의 통영은 유독 조용하고 따뜻한 감성을 안겨줍니다. 관광지로서의 북적임보다는, 한적한 항구 골목과 햇살 좋은 언덕길, 가을바람 스치는 산 정상의 여유가 이 계절과 참 잘 어울리죠. 동피랑의 그림들, 강구안의 불빛, 미륵산의 바람까지. 이 세 가지를 천천히 걸으며 통영을 느낀다면,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겁니다. 늦가을, 마음이 머물 곳을 찾고 있다면 지금이 통영을 떠날 때입니다. 보는 것보다 걷는 게 더 좋은 도시, 통영에서 감성을 채워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