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자연과 관광지로 널리 알려진 제주도. 그러나 제주라는 이름에 담긴 뜻과 역사, 각 지명의 어원이 어디서 비롯됐는지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잘 모릅니다. 이 글에서는 제주라는 섬 이름 자체의 기원부터, 각 지역의 전통적인 지명과 그 유래, 그리고 전설이나 문헌에 등장하는 옛이름까지 다시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여름철 제주를 방문하는 분들을 위해 꼭 먹어야 할 대표 전통 음식 3가지와 여름휴가 시즌에 꼭 가볼 만한 제주도의 대표 명소들을 소개합니다.
제주 지명의 기원
제주도라는 이름이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이전, 이 섬은 ‘탐라(耽羅)’ 또는 ‘탐라국’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탐라’라는 명칭은 삼국사기, 고려사 등 역사 문헌 속에 자주 등장하며, 고대 독립 국가로서의 탐라국이 한반도 본토 국가들과 외교 및 무역을 하던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탐라’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있습니다. 가장 유력한 설은 ‘탐’은 멀다, 떨어지다, ‘라(羅)’는 나라 또는 지역을 의미하는 것으로, ‘먼 바다의 섬나라’라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이는 한반도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반영한 명칭입니다. 고려 시대에 들어서면서 '탐라'는 고려의 행정구역 안으로 편입되었고, 이후 조선시대에는 ‘제주(濟州)’라는 지명이 등장하게 됩니다. ‘제주’는 ‘건널 제(濟)’ + ‘고을 주(州)’의 한자어로, ‘바다를 건너 도달한 고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명칭은 제주도의 섬 특성과 본토와의 연결성, 그리고 전략적 중요성을 나타내는 표현이었습니다. 즉, ‘탐라’는 독립성과 문화적 독자성을 강조한 명칭, ‘제주’는 중앙집권적 행정 시스템 속의 지명으로 변화한 것입니다. 오늘날 '제주'라는 명칭은 공식적인 명칭이 되었지만, ‘탐라’는 여전히 문학, 관광, 지역 브랜드 속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어 역사적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의 지역 지명들은 독특한 자연 환경과 방언, 그리고 생활 양식에서 유래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서귀포’, ‘성산’, ‘한림’, ‘표선’ 등 현재의 주요 행정 단위들이 있는데, 이들 지명은 대부분 자연 지형, 거주민의 활동, 역사적 사건에서 유래했습니다. ‘서귀포(西歸浦)’는 “서쪽으로 돌아오는 포구”라는 의미로, 조선시대에 유배지로 갔던 인물들이 육지로 돌아오기 위해 배를 띄웠던 항구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성산(城山)’은 말 그대로 ‘성 같은 산’이라는 뜻으로, 성산일출봉을 중심으로 한 화산지형에서 비롯된 명칭입니다. ‘표선(表善)’은 원래 ‘펑세’라는 제주어에서 유래했는데, 이 말은 ‘편평한 모래사장’을 의미합니다. 이후 한자로 표기되면서 ‘표선’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이처럼 제주의 지명들은 자연지형, 제주어(방언), 고유문화에서 유래된 사례가 많습니다. 실제로 제주에는 ‘도순’, ‘이호’, ‘노형’ 등 순우리말 기반의 지명이 많고, 이를 통해 제주의 독특한 언어와 문화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주의 지명과 관련된 문헌 자료는 주로 삼국사기, 고려사, 세종실록지리지, 탐라지 등에 기록되어 있으며, 이 속에는 다양한 옛 지명과 신화적 요소가 담겨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혈(三姓穴)’은 제주의 건국 신화와 관련된 중요한 장소입니다. 고을나, 양을나, 부을나 세 인물이 땅에서 솟아 나와 탐라를 세웠다는 전설에서 비롯된 이름입니다. 이 지명은 제주인의 정체성과 직결되며, 지금도 제주시 내 대표 유적지로 남아 있습니다. 또한 ‘녹고(鹿古)’라는 옛 지명은 한라산 일대에서 사슴이 많이 서식했던 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명칭은 조선시대 문헌 속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관음사’와 ‘성판악’ 등으로 바뀌었지만, 고지도를 보면 당시의 지명을 엿볼 수 있습니다. ‘걸매(傑梅)’라는 이름은 현재의 ‘건입동’ 일대의 옛 이름인데, 이 역시 문헌 속에 종종 등장하며, ‘걸출한 매화가 피는 마을’이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 외에도 ‘우도(牛島)’는 섬 모양이 누워 있는 소와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추자도'는 가을(秋)에 가장 아름다워 ‘추자(秋子)’라고 불렸다는 설도 전해집니다. 이런 전설과 민간 설화는 제주 지명의 상징성과 정체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줍니다.
여름철 꼭 먹어야 할 전통음식 추천
여름철 제주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는 단연 자리물회입니다. 1. 자리물회는 제주 방언인 ‘자리돔’을 주재료로 하며, 뼈째로 얇게 썬 자리돔을 초고추장 양념에 버무리고, 채소와 함께 차가운 육수에 말아 먹는 음식입니다. 얼음을 띄워 더욱 시원하게 즐기는 것이 특징이며, 입맛이 떨어지기 쉬운 여름철에 딱 맞는 메뉴입니다. 제주 바다에서 여름 한철(6~8월)에만 잡히는 자리돔은 크기가 작고 뼈가 가늘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며,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해 영양까지 챙길 수 있는 제철 음식입니다. 추천 맛집- 은희네 자리물회 (제주시 외도동): 얇게 썬 자리와 육수의 조화가 뛰어남.- 한림칼국수 (한림읍): 해산물 칼국수와 자리물회를 함께 맛볼 수 있음. 2.오분자기죽은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전통 보양식으로, ‘오분자기’라는 작은 전복과 유사한 조개류를 사용해 끓여낸 죽 요리입니다. 향이 진하여 국물 맛이 훨씬 깊고 구수한 것이 특징입니다. 무더위에 지친 몸을 편하게 달래주는 죽 한 그릇은 노약자부터 아이까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여름 보양식입니다. 오분자기에는 타우린, 칼슘, 철분 등 미네랄이 풍부하여 기력 회복에 효과적입니다. 추천맛집- 가시아방국수 (표선면): 오분자기죽과 고기국수를 함께 맛볼 수 있음.- 제주순이네식당 (성산읍): 자연산 오분자기를 사용하는 지역 밀착형 식당. 3.제주의 여름 전통 간식 중 하나인 빙떡은 감자전병에 무채를 넣어 말아 만든 음식으로, 조리 과정에 불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먹는다는 점에서 더위를 식히기에 제격입니다. ‘빙(氷)’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얼음처럼 시원하다는 의미에서 유래했습니다. 감자전분을 이용해 만든 쫀득한 얇은 전병피는 탱글탱글한 식감을 주며, 그 안에 들어간 무채는 담백하고 시원한 맛을 더합니다. 다이어트식이나 건강식으로도 적합합니다. 추천 구입처 및 카페- 빙떡마을 (한경면): 수제로 만드는 빙떡 체험 가능.- 제주로컬마켓: 포장용 빙떡을 냉동 상태로 판매. 무더운 계절, 진정한 여행의 즐거움은 그 지역만의 제철 음식에서 완성됩니다. 자리물회의 청량감, 오분자기죽의 진한 깊이, 빙떡의 시원한 정갈함은 제주 여름의 자연과 삶이 담긴 맛입니다.
여름휴가 가볼 만한 곳 리스트
1.협재해수욕장 – 에메랄드빛 바다와 시원한 바람- 제주의 여름을 상징하는 대표 여행지 중 하나는 협재해수욕장입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하얀 백사장, 그늘을 드리우는 해송 숲까지, 자연이 만들어낸 완벽한 여름 풍경이 펼쳐지는 곳입니다. 특히 협재해변은 수심이 얕고 잔잔해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여행지로도 안성맞춤입니다. 해수욕장 인근에는 카페거리와 캠핑장, 무료 샤워장 등 편의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어 하루 종일 머물기에도 무리가 없습니다. 해질 무렵에는 근처 비양도로 떠나는 배를 타거나, 백사장에서 선셋 감상을 하며 감성적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포인트- 서쪽에 위치해 있어 노을이 아름다운 해수욕장- 무료 주차장 및 가족 친화적 공간 다수- 근처 비양도 배편 이용 가능 (협재항 소형 선착장). 2.사려니숲길 – 한여름에도 서늘한 힐링 숲- 더운 날씨에도 시원하고 고요한 공간을 찾는다면, 제주의 대표 숲길인 사려니숲길이 제격입니다. 이곳은 제주시 봉개동과 서귀포시 남원읍 사이에 위치한 울창한 삼나무·편백나무 숲으로, 도보 여행자들과 사진 작가들 사이에서 유명한 힐링 명소입니다. 여름철에도 숲 그늘 아래는 기온이 평균 3~5도 낮아 체감 온도가 훨씬 시원하며, 숲 특유의 피톤치드 향이 스트레스를 완화해 주는 효과까지 있습니다. 사려니숲길은 왕복 약 10km로 다소 긴 코스지만, 중간 중간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와 정자, 포토존이 잘 마련되어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포인트- 입장료 및 예약 없음- 전기차 충전소 및 공용 화장실 완비- 숲 해설사와 함께하는 에코 프로그램 (사전 신청) 가능. 3.성읍민속마을 – 여름 속 고요한 전통의 시간- 바다와 숲만이 제주 여름의 전부는 아닙니다. 성읍민속마을은 제주의 옛 전통을 그대로 간직한 700년 역사의 마을로, 지금도 초가집에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며 생활하고 있는 살아 있는 민속촌입니다. 여름철에는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초가지붕 아래서 그늘진 풍경과 느릿한 시간을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이곳에서는 옛 제주 생활 모습, 유교 문화, 전통 의상 체험 등이 가능하며, 마을 주민들이 직접 해설해주는 민속 설명을 통해 단순한 관광을 넘어 깊이 있는 역사 여행이 가능합니다. 또한 주변에는 제주 전통 한과, 향토 음식점 등이 함께 있어 먹거리와 볼거리, 체험 요소가 모두 결합된 여행지입니다. 포인트- 무료 입장 가능, 주민 해설사 상시 배치- 마을 내 돌하르방, 초가 민가, 향토관 보존 상태 우수- 여름방학 맞이 가족 단위 방문객에 적합. 제주의 여름은 단지 해수욕만으로 설명되기엔 아까운 계절입니다. 에메랄드빛 바다 협재해수욕장, 피톤치드 가득한 사려니숲길, 그리고 고요한 전통을 간직한 성읍민속마을까지 — 세 가지 모두 제주의 여름을 다채롭게 채워주는 대표 여행지입니다. 이번 여름휴가, 더위를 피해 제주를 찾으셨다면 이 세 곳을 꼭 리스트에 올려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