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고도 경주는 단순한 도시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신라의 수도로서 오랜 역사를 지녀온 이 도시는 ‘경주’라는 이름 자체에도 깊은 문화적, 정치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경주라는 지명이 언제부터 사용되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명칭으로 자리 잡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경주의 지명 어원, 역사적 유래, 그리고 시대별로 변화해 온 옛이름을 정리하여 현재의 시각으로 재조명해보려 합니다. 그리고 가을에 더욱 맛있는 경주 대표 향토음식과 그 유래와, 단풍철에 꼭 가봐야 할 경주의 산책 명소들을 소개합니다. 힐링이 필요할 때, 짧은 가을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꼭 참고해보세요.
경주의 이름 유래 (지명, 역사, 전통)
경주라는 명칭은 신라 시대부터 지속적으로 사용된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이 지역은 고대 삼국시대부터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왔습니다. 경주의 지명은 신라의 도읍지가 형성되면서 점차 정치적 중심지로 부각되었고, 이후 통일신라 시대에 이르러 공식적인 국가 명칭과 연결되며 현재의 '경주'라는 이름으로 정착됩니다. 경주의 ‘경(慶)’ 자는 ‘경사롭다’, ‘복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국가적 경사와 신성한 수도라는 상징을 담고 있습니다. ‘주(州)’는 지방 행정구역 단위를 의미하는데, 조선시대 이전까지는 주요 도시를 '주' 단위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즉, ‘경주’는 문자 그대로 '경사로운 고을' 혹은 ‘왕의 도읍이 있는 복된 지역’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통일신라 시대 문무왕 이후부터 경주는 ‘서라벌’이라는 고대 명칭을 공식적으로 대체하게 되었고, 고려 시대에는 행정구역 개편 과정에서 '경주부', '동경' 등의 명칭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후 조선시대에 들어서면서 '경주'라는 명칭이 거의 확정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경주는 삼한시대부터 여러 이름으로 불려왔으며, 그 이름들은 시대와 정치체제에 따라 달라졌습니다. 가장 오래된 이름으로는 사로국(斯盧國)이 있습니다. 이는 신라 건국 이전, 진한 12국 중 하나였던 초기 소국 이름이며,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가 이끄는 집단의 거주지였습니다. 사로국은 이후 신라로 발전하게 되며, 수도인 경주도 새로운 이름을 갖기 시작합니다. 신라 중기에는 ‘금성(金城)’이라는 명칭이 사용되었습니다. 금성은 신라 왕궁이 위치한 곳을 중심으로 한 도시 이름으로, ‘황금의 성’, ‘번영하는 수도’를 뜻하는 상징적인 이름이었습니다. 또한 ‘서라벌(徐羅伐)’이라는 명칭도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경주의 대표적인 고대 이름 중 하나로, 문헌 및 시문학 속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서라벌은 신라 전역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수도를 뜻하는 고유명사처럼 사용되었습니다. 고려 시대에는 경주가 동쪽에 위치한 수도라는 의미로 ‘동경(東京)’이라는 이름이 일시적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고려가 다도해 중심의 다수 수도제를 도입하면서 붙여진 명칭입니다. 조선시대에는 다시 '경주'로 환원되며, 지금까지 그 이름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경주라는 이름은 단순한 지리적 명칭을 넘어, 한국 고대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적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신라 천년의 중심지였던 경주는 그 지명 하나만으로도 찬란했던 왕국의 역사와 문화, 정신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경’이라는 글자에는 단순한 길조를 뜻하는 의미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경축과 번영이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어, 수도에 걸맞은 명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신라의 번영기에는 ‘경주’라는 명칭이 문서, 금석문, 외국과의 외교문서에도 등장하면서 국제적인 도시로서의 위상도 함께 나타났습니다. 한편, 경주의 여러 옛이름은 단순히 과거의 흔적이 아니라 현재까지도 지역의 문화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라벌’은 대학명, 음식점, 문화시설 등에서 여전히 널리 사용되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신라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해주는 문화적 코드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경주는 그 지명 하나로 과거와 현재, 문화와 역사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상징성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명을 통해 도시의 정체성을 찾고, 문화적 가치를 되새기는 일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지역의 미래까지 고민하는 중요한 작업입니다.
가을 여행객이 사랑하는 향토음식 (가을, 향토요리, 계절메뉴)
가을 경주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대표 간식은 단연 찰보리빵과 황남빵입니다. 두 빵 모두 경주의 전통을 담고 있는 대표 먹거리로, 걷는 여행이 많은 경주에서 에너지 보충 간식으로 제격입니다. 찰보리빵은 보리쌀을 사용해 만든 반죽에 단팥을 넣은 형태로, 겉은 쫀득하고 속은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입니다. 특히 가을 수확철의 햇보리로 만든 찰보리빵은 맛이 한층 깊어집니다. 첨성대나 동궁과 월지, 대릉원 일대에서 산책하며 먹기 좋고,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황남빵은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이어져 온 전통 과자로, 얇은 껍질에 팥앙금을 듬뿍 넣어 만든 둥근 모양의 빵입니다. 경주 황남동에서 시작된 이 빵은 1939년부터 지금까지 전통 방식 그대로 제조되고 있어, 오랜 세월 경주를 대표하는 간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특히 가을에는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먹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두 빵 모두 지역성과 역사성을 갖춘 음식으로, 단순한 간식이 아닌 경주의 문화와 전통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음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을은 농작물과 자연 식재료가 풍성한 계절입니다. 경주에서는 이러한 제철 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향토음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돌솥비빔밥, 국산 버섯전골, 연잎밥, 그리고 한정식 차림이 가을철 인기 메뉴로 손꼽힙니다. 연잎밥은 경주가 자랑하는 전통 보양식으로, 찰밥에 대추, 밤, 잣, 콩 등을 넣고 연잎으로 감싸 쪄낸 음식입니다. 연잎의 향이 밥에 은은하게 배어 건강과 풍미를 동시에 잡은 음식으로, 특히 단풍이 물든 계절에 먹으면 경주의 전통과 자연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메뉴입니다. 또한 가을에 수확한 버섯을 활용한 버섯전골은 영양가가 높고 깊은 맛이 일품입니다. 경주 시내 전통한식집이나 보문단지 인근 식당에서는 이 전골에 들깨, 청경채, 소고기 등을 더해 푸짐한 가을 밥상으로 제공합니다. 돌솥비빔밥 역시 가을 나물과 도토리묵, 김치 등을 올려 먹는 지역 특화 식사로 인기입니다. 따뜻한 돌솥에 누룽지까지 함께 즐길 수 있어, 가을의 쌀쌀한 날씨에 속까지 든든하게 해줍니다. 특히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중장년층에게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메뉴입니다. 가을 경주 여행의 마무리는 정갈한 전통 한정식으로 품격 있게 마무리하는 것이 제격입니다. 경주는 신라의 고도인 만큼 상차림 문화도 유서 깊은데, 특히 신라 한정식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전통 밥상은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경주의 한정식은 10여 가지 반찬과 메인요리, 국, 찌개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부분 지역 식재료를 사용합니다. 대표적인 구성에는 쌈채소, 청국장, 들깨탕, 제철 나물무침, 생선구이 등이 포함되며, 계절에 따라 일부 메뉴가 달라집니다. 특히 가을에는 고등어조림과 도토리묵 무침, 배추 겉절이가 별미로 추가됩니다. 이러한 한정식은 경주 전통가옥을 개조한 식당이나 보문단지 인근 고풍스러운 한식당에서 많이 만날 수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이나 중장년층 여행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습니다. 단순히 ‘음식’이 아니라, 식문화와 공간, 분위기까지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복합적인 향토 콘텐츠라 할 수 있습니다. 경주의 가을 한정식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신라 시대의 멋과 맛을 현대적으로 즐기는 방법이자, 깊은 계절감을 맛볼 수 있는 여행의 중요한 한 장면입니다. 가을은 경주 여행의 황금기이며, 이 계절의 특별함은 음식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찰보리빵과 황남빵 같은 전통 간식부터, 제철 식재료로 만든 향토음식, 품격 있는 한정식까지—경주의 가을 밥상은 역사와 계절을 담은 예술입니다.
단풍철 가기 좋은 산책 코스 (단풍, 가을명소, 산책길)
1. 대릉원 돌담길, 고분과 단풍의 조화 - 경주 산책 코스를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곳이 바로 대릉원 돌담길입니다. 대릉원은 신라시대 왕과 귀족의 무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넓은 잔디밭과 고분군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 일대를 둘러싸고 있는 돌담길은 가을이면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황금빛 터널을 만들어주며,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경주의 단풍 명소 1순위’로 꼽습니다. 특히 오전 시간이나 해질 무렵에는 햇살이 단풍 사이로 스며들어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합니다. 인생샷을 남기기 좋은 장소로도 유명하고, 길이 완만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산책 코스입니다. 또한 대릉원 인근에는 황리단길이 위치해 있어, 산책 후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이 지역은 단풍 시즌에 더욱 활기를 띠며, 가을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2. 불국사 단풍길, 신라 문화와 자연의 만남 - 불국사는 경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자 사찰로, 가을이면 단풍과 함께 더욱 아름다워지는 장소입니다. 경내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붉은 단풍과 노란 은행잎이 바닥을 수놓고 있어, 걷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다보탑과 석가탑, 청운교·백운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정원에는 사찰 특유의 고요함과 단풍의 화려함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명상 산책 코스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사진을 찍는 이들뿐 아니라 사색을 즐기는 여행객에게도 추천되는 명소입니다. 불국사 주변 산책길은 넓고 정비가 잘 되어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자도 접근이 가능하며, 가족 단위 여행객이 함께 걷기에도 매우 좋습니다. 또한 단풍이 절정일 때 방문하면, 한 폭의 동양화를 걷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어 매년 이맘때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가을 필수 코스입니다. 3. 동궁과 월지, 야경과 단풍이 만나는 환상적인 공간 - 동궁과 월지(옛 안압지)는 신라 왕실의 별궁 터로, 아름다운 연못과 정원이 조화를 이루는 곳입니다. 낮에는 고운 단풍과 고택이 어우러진 산책 코스로, 밤에는 화려한 조명과 함께 환상적인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이중 매력을 지닌 곳입니다. 가을철 이곳을 찾는 이유는 연못을 감싸고 있는 단풍나무 때문입니다. 바람이 불어 단풍잎이 물 위로 떨어지면, 그 반영이 수면에 비치면서 마치 동화 속 장면 같은 풍경이 펼쳐집니다. 해 질 무렵부터 조명이 켜지기 시작하면, 황금빛 단풍과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어우러지며 감탄을 자아내는 야경이 완성됩니다. 산책로는 잘 정돈되어 있고, 한 바퀴 도는 데 30분 내외로 충분해 당일치기 코스로도 부담이 없습니다. 특히 낮과 밤이 모두 아름다운 유일한 단풍 산책 코스로, 감성적인 사진이나 커플 데이트 코스로도 매우 인기가 높습니다. 가을의 경주는 단풍과 고도의 문화유산이 어우러져 감성적인 여행지를 만들어냅니다. 대릉원의 돌담길, 불국사의 고즈넉한 사찰길, 동궁과 월지의 환상적인 야경까지—단풍철 경주 산책 코스는 단순한 걷기를 넘어, 시간과 계절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입니다. 이번 가을, 가볍게 걷고 깊이 느낄 수 있는 경주로 떠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