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라는 이름은 오늘날 섬과 도시를 대표하는 간단한 두 글자지만, 그 안에는 오랜 역사와 문화가 녹아 있습니다. 거제라는 지명은 어떻게 생겨났고,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또 옛사람들이 부르던 다른 이름들은 어떤 배경을 가졌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거제 지명의 어원과 유래, 그리고 옛이름에 담긴 이야기를 살펴봅니다. 그리고 거제에서 꼭 맛봐야 할 전통의 맛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살펴보면서, 지금 바로 떠나기 좋은 명소들을 소개합니다.
거제 이름의 뿌리 (역사, 유래, 상징)
거제라는 지명은 신라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삼국사기』에는 757년 신라 경덕왕이 전국의 지명을 중국식 한자로 바꿨을 때, 지금의 거제 지역을 ‘거제(巨濟)’라 명명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거(巨)’는 크다, 위대하다의 의미를 가지며, ‘제(濟)’는 건너다, 돕다, 물길을 건넌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즉 ‘큰 바다를 건너는 곳’, ‘큰 도움을 주는 바다의 길’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바다를 사이에 둔 지리적 특성과, 예로부터 교역과 해양 활동이 활발했던 거제의 위치를 잘 드러내 줍니다. 단순한 명칭이 아니라, 바다와 함께 살아온 거제 사람들의 역사를 압축한 이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거제라는 명칭이 굳어지기 전, 이 지역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삼한 시대에는 변한 12국 중 하나였던 ‘거발한(居拔韓)’의 일부로 알려져 있습니다. 통일신라 이전에는 ‘거제군(居諸郡)’ 또는 ‘골포(骨浦)’라는 이름이 쓰였다는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고려시대에는 ‘거제현’, ‘거제군’으로 불리며 행정적 단위로 자리 잡았고, 조선시대에는 군사적 요충지였던 탓에 ‘거제현’에서 ‘거제군’으로 승격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름들의 변화는 단순한 행정 구역 조정이 아니라, 시대마다 거제가 어떤 위치와 역할을 맡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흔적입니다. 옛이름들을 살펴보면 바다와 관련된 의미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곧 거제가 예부터 ‘바다와 함께 살아온 땅’임을 상징합니다. ‘거제’라는 두 글자에는 크고 넓은 바다, 그리고 그 바다를 건너며 이어진 교류와 생존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거제는 지정학적으로 부산, 통영과 맞닿아 있으며, 역사적으로 외세의 침략을 막아내는 군사적 요충지였습니다. ‘큰 도움을 준다’는 의미는 단순히 해상 교통의 길목이라는 뜻만이 아니라, 국가적 위기 속에서 방파제 역할을 했던 상징적인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옛이름 ‘골포(骨浦)’는 포구와 관련된 지명으로, 당시 사람들이 바다를 삶의 중심으로 삼았음을 잘 보여줍니다. 거제의 이름은 단순한 지리적 명칭이 아니라, 바다와 함께한 거제 사람들의 역사와 정신을 상징하는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통음식, 향토음식 ( 해산물, 전통음식, 건강)
거제 하면 떠오르는 첫 번째 음식은 단연 해산물입니다. 특히 멸치와 생멸치 회무침은 거제의 대표 향토음식으로 꼽힙니다. 막 잡은 싱싱한 멸치를 양념에 버무려 먹으면 고소하면서도 바다 향이 진하게 느껴지지요. 여름철에는 멍게비빔밥도 인기입니다. 멍게 특유의 향과 바다 내음이 어우러져 한입만 먹어도 남해 바다를 그대로 담은 듯한 맛을 줍니다. 겨울철에는 굴 요리가 빠질 수 없습니다. 굴전, 굴밥, 굴국 등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는데, 탱글탱글한 굴은 영양도 풍부해 보양식으로 손꼽힙니다. 이처럼 거제의 밥상은 바다와 함께 살아온 삶의 기록이자,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맛의 앨범입니다. 거제의 향토음식은 시장이나 식당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집집마다 대대로 이어온 전통 음식들이 있습니다. 멸치젓, 갈치조림, 전복죽 같은 음식은 손맛이 더해져야 진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멸치젓은 김장철에 빠지지 않는 재료로, 시원한 국물 맛을 내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또 거제 사람들은 제사상에도 멸치, 전복, 굴 같은 해산물을 올리곤 했는데, 이는 바다가 곧 삶의 터전이자 감사의 대상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이런 전통은 단순한 식습관을 넘어서, 공동체 문화와 생활 방식까지 이어져 내려온 소중한 자취라 할 수 있습니다. 거제 음식은 맛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이로운 것이 많습니다. 멸치는 칼슘이 풍부해 뼈 건강에 좋고, 굴은 ‘바다의 우유’라 불릴 만큼 영양소가 가득합니다. 멍게와 전복은 피로 회복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며, 전통적으로 보양식으로 애용되었습니다. 이런 음식들은 단순히 지역 특산물이 아니라, 거제 사람들이 바다와 함께 건강을 지켜온 방법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웰빙 푸드’로 각광받는 이유도 바로 이 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거제 전통음식은 자연이 주는 재료를 손쉽게, 그러나 정성스럽게 조리해낸 건강한 밥상입니다.
지금 떠나기 좋은 명소
1. 바다와 함께 걷는 바람의 언덕 - 거제 여행의 대표 코스인 바람의 언덕은 탁 트인 바다 풍경과 언덕 위에 서 있는 하얀 풍차로 유명합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하다 보면 마음이 시원하게 뚫리는 듯한 기분을 줍니다. 특히 맑은 날에는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져 사진 찍기에도 제격입니다. 지금 떠난다면 초록빛 풀밭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활기찬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2. 계절마다 달라지는 외도 보타니아 - 거제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 외도는 아름다운 식물원으로 꾸며져 ‘보타니아’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봄과 여름에는 형형색색 꽃이 가득 피어나고, 가을과 겨울에는 이국적인 정원의 분위기가 또 다른 매력을 줍니다. 외도 보타니아는 거제도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배를 타고 들어가는 과정마저도 하나의 여행처럼 즐길 수 있습니다. 지금 떠난다면 초여름의 싱그러움을 만끽하기에 딱 좋습니다. 3. 바다 위에서 만나는 장승포 돌고래 - 거제 장승포항에서는 돌고래를 만날 수 있는 유람선이 운항합니다. 운이 좋으면 바다 위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돌고래 무리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데, 아이들과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특히 인기입니다. 파도 따라 달리는 배 위에서 맞는 바닷바람과 눈앞에서 뛰노는 돌고래는 도시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장면을 선사합니다. 4. 몽돌 해변의 낭만, 학동몽돌해수욕장 - 거제의 해변 중에서도 학동몽돌해수욕장은 독특합니다. 고운 모래가 아니라 매끈한 몽돌이 깔려 있어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돌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은은한 음악처럼 들립니다. 해가 지는 무렵 붉게 물든 하늘과 몽돌해변의 파도 소리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커플 여행지로도 손꼽힙니다. 지금 떠난다면 해수욕 시즌 전이라 한적하게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거제는 바다와 언덕, 꽃과 돌고래, 그리고 낭만적인 해변까지 모두 갖춘 다채로운 여행지입니다. 지금 떠난다면 바람의 언덕의 푸르름, 외도 보타니아의 화려함, 장승포 돌고래의 생동감, 그리고 학동몽돌해수욕장의 낭만을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이번 주말, 잠시 시간을 내어 거제의 특별한 풍경 속으로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