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동북부, 잔잔한 북한강을 따라 펼쳐진 자연 속 도시 가평. 요즘은 캠핑, 펜션, 수상레저의 메카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가평은 오래된 이름과 역사를 가진 땅입니다. 이름만 놓고 보면 '평화로운 고을' 같은 느낌이 들지만, 이 안에는 수백 년의 시대 흐름과 지역의 성격이 고스란히 담겨 있죠. 이 글에서는 가평이라는 지명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옛날엔 뭐라고 불렸는지, 그리고 이름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지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 그리고 가평 여행 중 꼭 맛봐야 할 향토음식들을 소개해 드리고 여름에 꼭 가봐야 할 가평의 대표 핫플레이스들을 정리해드립니다. 가족여행, 커플 나들이, 친구들과의 워터 액티비티까지! 취향 따라 골라보세요.
가평 지명의 어원, 역사, 유래
지금의 ‘가평(加平)’이라는 이름은 고려 시대에서부터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加)’는 더할 가, ‘평(平)’은 평평할 평, 즉 ‘더하여 평온해진 땅’ 또는 ‘안정되고 넓은 고을’이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이 지역은 산세가 깊은 강원도와 평야가 펼쳐진 경기 북부 사이에 위치하며, 교통·군사·물류의 요지로 여겨졌습니다. 고려 태조 왕건은 후삼국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이 지역을 중시했고, 그때부터 ‘가평’이라는 이름이 점차 정착된 것으로 보입니다. ‘가’ 자는 그 당시 이 지역이 차지한 전략적 가치, 혹은 정치적으로 더해진 안정성을 상징하는 글자로도 해석됩니다. 즉, ‘가평’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당시 나라의 질서와 안정 속에 포함된 상징적인 이름이었던 셈이죠. 가평은 지금까지 다양한 이름을 거쳐 왔습니다. 삼국시대에는 고구려의 영토였으며 ‘갈현(葛峴)’, 혹은 ‘가수현(加守縣)’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가수현'이라는 명칭은 고려 시대 문헌에 등장하며, 현재 가평군 조종면 일대가 그 중심지였습니다. ‘가수’는 ‘더함’과 ‘지킴’을 의미하는 한자 조합으로, 지역을 보호하고 더하는 고을이라는 뜻이 담겨 있었죠. 조선시대에는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몇 차례 이름과 관할이 바뀌었습니다. 일시적으로 양주에 편입되었다가, 독립된 군으로 다시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특히 1895년 갑오개혁 당시 ‘가평군’이라는 명칭이 공식화되며 지금까지 이어져 오게 된 거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가평’은 역사 속 수많은 명칭이 응축되어 완성된 이름입니다. ‘가평’이라는 이름은 단지 행정구역의 명칭을 넘어, 이 지역의 지형적 특성과 정서를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북한강이 휘감고 돌아나가고, 산과 계곡이 조화를 이루는 이곳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삶터로 적합한 땅이었죠. 특히 ‘평’이라는 글자는 가평이 지닌 비교적 완만한 지형을 반영합니다. 북쪽으로는 운악산, 명지산처럼 험한 산이 있지만 중심부는 비교적 평탄해 농사와 거주에 적합했습니다. 이 때문에 예부터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여겨졌고, 그런 의미가 지명에도 담긴 것입니다. 또한, 오늘날 가평은 ‘평화’, ‘자연’, ‘쉼’이라는 키워드로 여행객들에게 알려져 있습니다. 이 역시 오랜 세월을 거쳐 형성된 지명 이미지의 자연스러운 확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행 가면 꼭 먹어야 할 향토음식
1.잣국수 – 가평 특산물로 만든 담백한 한 그릇-가평의 대표 특산물 하면 단연 잣이 빠질 수 없습니다. 청정한 산림지대인 가평은 예로부터 잣 생산지로 유명했는데요, 그 잣으로 만든 가장 인기 있는 향토음식이 바로 잣국수입니다. 잣을 곱게 갈아 국물로 낸 국수는 얼핏 보면 콩국수처럼 생겼지만, 맛은 훨씬 부드럽고 고소합니다. 특히 냉장 숙성된 잣국물은 여름철 더위를 식히기에 딱 좋고, 속도 편안하게 채워줍니다. 국수 면은 대부분 소면을 사용하지만, 최근엔 메밀면이나 수제면을 쓰는 곳도 생겼습니다. 잣 특유의 깊고 고소한 맛이 면발과 어우러져 한 그릇 비우고 나면 속이 든든하죠. 가평군청 인근이나 북면 쪽 맛집들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여름철에는 줄 서서 먹는 집도 많습니다. 현지에서는 종종 잣국수와 잣막걸리를 세트로 즐기기도 해요. 2.가평 잣두부전골 – 산과 강이 만든 깊은 맛-가평에서는 단순한 두부찌개가 아닌, 잣두부전골이라는 향토음식이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 음식은 두부에 잣을 갈아넣어 만든 '잣두부'를 활용한 전골 요리입니다. 잣이 들어간 두부는 단단하면서도 촉촉하고, 씹을수록 은은한 고소함이 입안에 맴돌죠. 전골 국물은 보통 된장과 다시마 육수로 베이스를 만들며, 여기에 나물, 표고버섯, 애호박 등 산지 채소가 듬뿍 들어갑니다. 가평은 산간지대답게 버섯, 고사리, 참나물 등의 채소가 다양하게 나며, 이런 식재료들이 전골에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특히 비 오는 날이나 쌀쌀한 계절에 먹으면 몸이 뜨끈하게 데워지고,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음식입니다. 현지 식당에서는 ‘한상차림’으로 제공하는 곳이 많아, 전통 반찬들과 함께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3.메기매운탕 – 북한강의 살아 있는 맛-가평을 흐르는 북한강은 맑고 깊은 물로 유명합니다. 그만큼 강 주변에서는 민물고기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이 발달해 왔죠. 그중 가장 인기 있는 메뉴가 바로 메기매운탕입니다. 가평식 메기매운탕은 국물 맛이 강한 편입니다. 된장을 기본으로 하고, 고춧가루, 들깨가루, 다진 마늘을 아낌없이 넣어 얼큰하면서도 구수한 맛을 냅니다. 무, 미나리, 수제비까지 넣어 보글보글 끓여내면, 캠핑장에서 먹는 분위기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별미입니다. 특히 강변 펜션이나 캠핑장 근처 식당에서 이 메뉴를 흔히 볼 수 있으며, 직접 잡은 메기를 요리해주는 곳도 있어요. 남이섬 인근이나 청평 쪽 식당들에서 맛있는 매운탕을 찾기 쉽습니다. 마무리는 당연히 볶음밥! 남은 국물에 밥, 김가루, 참기름 넣고 볶아 먹으면 두 끼는 해결된 기분이죠.
여름휴가 가볼만한 핫플
1. 가평의 대표 힐링 명소인 아침고요수목원은 계절마다 아름답지만, 여름에도 특별합니다. 넓은 숲과 꽃길, 그리고 곳곳에 설치된 나무 그늘 덕분에 자연 속 피서지로 인기가 높죠. 특히 여름엔 ‘한여름 꽃 축제’ 기간으로, 수국, 백일홍, 금계국 등 다양한 여름꽃이 만개합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산책을 즐기며 사진도 찍고, 정원 속 작은 카페에서 차 한잔 마시면 도심의 열기가 싹 가십니다. 무더위를 피하고 싶지만 너무 활동적인 건 부담스러울 때, 자연과 함께 천천히 걸으며 즐기기 딱 좋은 장소입니다. 운영시간: 하절기 기준 오전 8:30~오후 7:00 위치: 경기도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 432. 2. 여름 가평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건 자라섬 수상레저입니다. 북한강 한가운데 떠 있는 자라섬은 여름마다 다양한 워터 액티비티의 중심지가 되는데요, 바나나보트,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SUP(패들보드), 워터슬라이드까지 체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가족 단위로는 워터파크 형태의 수상 놀이터가 인기가 많고, 젊은 여행자들은 짜릿한 속도감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날립니다. 물놀이 후엔 자라섬 캠핑장이나 푸드트럭존에서 쉬어갈 수 있어 하루 코스로도 알찬 곳입니다. 튜브, 구명조끼 등 장비도 현장에서 대여 가능하며, 강사들의 안전교육도 철저하니 안심하고 즐길 수 있어요. 위치: 가평군 가평읍 자라섬로 팁: 오전 이른 시간대가 한산하고 수온도 적당해요. 3. 가평과 강촌의 경계에 위치한 엘리시안강촌 리조트는 단순한 숙박지가 아닌, 여름엔 본격적인 액티비티 타운이 됩니다. 대표적인 인기 프로그램은 래프팅, 산악오토바이(ATV), 서바이벌 게임. 북한강 래프팅은 시원한 강물 위에서 즐기는 레저 체험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도전할 수 있습니다. 수심이 깊지 않은 구간은 어린이 동반 가족도 가능하며, 전문 가이드가 동행하므로 안전합니다. 숙소를 리조트 내에서 해결할 수 있어 1박2일 코스로 추천하며, 워터파크, 골프, 키즈카페, 카페거리 등 부대시설도 알찹니다. 주소: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북한강변길 688. 예약: 홈페이지 또는 현장 예약 가능합니다. 가평은 단지 서울 근교의 예쁜 마을이 아닙니다. 여름이면 여름답게 놀 수 있고, 쉴 수 있고, 자연을 품은 다기능형 여행지입니다. 이번 여름, 단 하루라도 짧게 떠나고 싶다면 차를 몰고 가평으로 달려가 보세요. 시원한 강바람과 초록 숲길, 그리고 물 위의 짜릿한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